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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홍희정 -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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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저.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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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근본은 있지만 사랑만 받아서 기본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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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을 잃고 마음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은 느낌,
퉁퉁 부은 눈을 하고서도 '아무 일도 아니에요'라고 미소짓는 느낌,
저 멀리 언덕을 넘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손을 흔들며 나타날 것 같은 느낌,
그 사람이 웃어주는 것만으로 우주의 모든 애정을 받는 것 같은 느낌,
꼭 그 사람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모아 밤새 태산이라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에 흠뻑 젖는 시절을 마음껏 누려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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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창문을 열자 매미소리가 귀를 후려쳤다.
그 울음소리를 들으니 처연한 기분이 들었다.
저렇게 진종일 몸통 전체를 진동하며 울어댄다면 어떤 생물이건 금세 죽어버릴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운다.
우리는 모두 외롭고 서로를 껴안을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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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처럼 거대해지다가 언젠가는 '펑'소리와 함께 멸종하고 말거야."
"뭐가?"
"더 빠르고 부유하게 살고픈 사람들."
"다 그렇게 살고 싶어하지 않아?"
"사람은 원하는 것으로부터 자기를 지킬 줄 알아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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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을 못하겠어요.
한번 시작한 말은 거침없이 이어졌다.
외로워질까봐 겁이 나요.
칸트가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가 내리려고 하자 강에 뛰어들어 홀딱 젖은 채 아,그래도 비는 안 맞았다,하는 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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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보통 사람들보다 어른이 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타입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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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고,말을 배우고,꿈을 꾸고,목소릴 듣고 싶어하고,합격을 하고,
울기도 하고,고백도 해 보고,술도 마시고,대화도 하고,외로워하는 게 청춘이야."
나는 빈 터널처럼 그 말들을 통과시켜버렸다.
등을 쓰다듬은 할머니의 손이 너무나도 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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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 못지 않게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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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싱그러운 청춘이 성가셨다.
단번에 나이를 먹어 안타까움도 그리움도 없는 밟으면 바삭,하고 소리가 나는 노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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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하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감하고 오해하고 다시 화해를 하고 싶다고.
무엇보다 그녀의 웃는 얼굴이 좋았어.
초승달을 떠올리게 하는 웃음이랄까.
구름이 스르르 비켜나면서 살며시 드러나듯 애틋하게 빛나는 미소 말이야.
그래서 얘기했지.
"뭐라고요?"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달라고."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세 달 가까이 구덩이 얘기만 반복하던 고객이 아니었던가.
과장이 아니라 진심으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마음이 통하는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의 무한한 가치를 
그가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싶었다.
나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나지막이 말했다.
"정말이지 적절한 부탁을 했네요."

 

 

출처 : 베티 / 우주연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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